경주 분황사와 황룡사, 감은사 서탑에 안치됐던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천년의 시간을 넘어 대중 앞에 영롱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분황사 모전석탑 사리 4과와 황룡사 9층목탑 사리 5과, 감은사 서탑 사리 1과를 무설전에 봉안한 불국사는 어제 오전 경내 대웅전 앞에서 회주 성타스님과 관장 종상스님, 주지 종우스님을 비롯해 사중 스님들과 신도 등 1천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진신사리 친견법회를 봉행했습니다.

성타스님은 사리는 부처님의 정신적 모체이자 골수라며 신앙의 본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진신사리를 친견하는 인연공덕이 이웃과 사회로 환원하는 원력이 되길 당부했습니다.

성타스님/불국사 회주
(부처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에 우리에게 남겨주신 것이 8곡4두라는 사리였습니다. 그 사리는 바로 부처님의 영혼이 우리에게 남겨주신 정신적인 모체이고 정신적인 골수였습니다.)

불국사는 이날 진신사리 친견법회와 함께 사리친견 천일기도를 입재하고, 10번의 100일기도를 연이어 봉행해 오는 2021년 12월 29일 회향할 예정입니다.

주지 종우스님은 사리친견 천일기도를 통해 온 세상이 대자비로 충만하길 기원했습니다.

종우스님/불국사 주지
(토함산 불국사 청정도량에 신라 서라벌의 중심사찰인 분황사, 황룡사, 감은사에 봉안됐던 부처님의 사리를 모시고 사리친견 천일기도법회를 봉행하며 몸과 마음을 청정히 해 향 사르고 지심발원 하오니 증명하여 주옵소서.)

분황사 모전석탑과 황룡사 9층목탑에 봉안되어 있던 사리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직후 수습돼 국립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되면서 잊혀져 갔습니다.

하지만, 조계종의 오랜 노력과 반환요청에 따라 지난 2017년과 2018년 불교중앙박물관으로 옮겨졌다가 지난해 불국사로 이운됐습니다.

정문스님/불국사 부주지
(신라 서라벌의 대찰이였던 분황사, 황룡사, 감은사 탑에 모셔졌던 사리들이 이런 내역에 의해 불국사에 함께 안치된 것은 천여 년 전 찬란했던 통일신라의 불교문화와 부처님의 법이 지금 우리가 모인 이 자리에 다시 꽃피는 일이라 할 것입니다.)

불국사 무설전에는 천년의 시간에도 빛을 잃지 않은 부처님의 사리를 친견하기 위한 불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권덕재(65)/경기도 안양시
(제 생에 처음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뵙고 너무 좋았습니다. )

천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영롱한 빛을 발하고 있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는 불자들의 신심을 더욱 두텁게 하고 있습니다.

하경목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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