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종회가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불신임안을 제출한 가운데, 설정스님은 올해 말까진 원장직을 유지하겠다고 사퇴일정을 유보하면서 다시 혼돈에 빠졌습니다. 설정스님은 12월 사퇴 배경을 불교 개혁이라고 밝혔지만, 가능성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의평화불교연대가 조계종을 현실을 진단하고 개혁방향을 내놨는데, 이것까지 포괄적으로 논의될 수 있을지는 미지숩니다. 하경목 기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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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평화불교연대가 13일 서울 시민청에서 위기의 한국불교, 개혁방향을 탐색하다를 주제로 제3회 정평불교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정평불 상임대표인 이도흠 한양대 교수는 현 조계종의 현상에 대해 종단 지도층의 범계와 비리 행위가 임계점을 넘어섰지만 감시와 견제 장치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승가 공동체가 해체되고, 탈종교화와 탈세속화의 흐름 속에서 종교의 사사화 경향이 보태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SYNC> 이도흠 교수/정의평화불교연대 상임대표
( 21세기인데 절이나 절의 제도, 체제, 교육까지도 중세시대 봉건시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가부장적 질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세, 근대, 탈근대, 세속화와 포스트 세속화가 겹쳐있기 때문에 이 중첩되어 있는 것을 제대로 분석하고 분절하지 않으면 자칫 두루뭉술하게...)

이 교수는 종단 개혁의 방향에 있어서 사문화되다시피 한 사찰운영위원회를 사부대중이 공동으로 참여해 수행과 재정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권승 카르텔의 해체와 직선제 실현, 승려복지체계 수립 등을 방안으로 제시했습니다.

<SYNC> 이도흠 교수/정의평화불교연대 상임대표
(당연히 직선제도 해야 됩니다. 직선제도 폐해가 있다고 지적을 하지만, 선거공영제나 중앙관리제로 하면 직선제의 폐단들이 지양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정평불의 이날 포럼에서 발표된 종단 개혁의 방향과 방안들은 13일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사퇴 유보의 배경과 흡사한 면도 있습니다.

설정스님 역시 이같은 개혁을 주장해 왔던 단체와 사람들까지 수용한 새로운 개혁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SYNC> 설정스님/조계종 총무원장(13일 기자회견 중)
(종단의 원로 스님과 중진 스님, 그리고 모든 종도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개혁의지가 투철하고 경험있는 분들로 구성하여 진정한 개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불교단체의 퇴진 압박과 중앙종회의 불신임안 제출 등 취임 10개월여 만에 사면초가에 빠지면서 후임 총무부장 인선마저 난관에 봉착한 35대 집행부가 이같은 개혁을 추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숩니다.

BTN 뉴스 하경목입니다.

하경목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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