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문화재연구소 연구팀이 실상사 건칠불좌상의 불두에서 경전 1첩을 발견했습니다. 

복장물에서 수습된 <대반야바라밀다경>은 전체 600권 중 권제396에 해당하는 것으로 고려시대 조성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뽕나무로 만든 상지에 은가루로 사경해 접을 수 있는 절첩장 형태로 제작된 경전은 국내에 4점만 남아있어 희소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이와 가장 유사한 형태로 경주 기림사에서 발견된 3첩의 사경은 현재 보물 959호로 지정돼 있어 실상사 사경도 국가지정 문화재급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발견은 의료계에서 주로 사용하던 3D-CT 촬영기법을 활용해 이뤄졌는데, 이 기법은 짧은 시간에 비파괴, 비접촉으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불상에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INT- 정지연 / 불교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활용팀장
( 2005년도에 엑스레이 조사를 했을 때 그 불상의 머리 부분에서 복장물이 들어 있다는 것은 확인했는데 정확하게 어떤 물건인지를 저희가 알 수가 없어서 이번에 발달된 기술인 3D-CT 적용해서 문화재 조사에 활용을 했습니다. )

건칠불은 흙으로 불상을 만든 뒤, 표면에 옻칠과 삼베를 반복해 붙여나간 후 내부의 흙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제작하는데 현재는 20여구 만 남아 있어 실상사가 소유하고 있는 두 불상은 귀중한 연구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실상사 극락전에 모셔진 건칠불좌상과 보광전에 모셔진 건칠보살입상.

연구팀은 3D-CT 촬영으로 두 불상이 겉모습은 매우 다르지만 동시대, 동일한 양식으로 만들어진 삼존불인 것도 밝혀냈습니다.

삼존불 중 하나는 부산 동아대가 소장하고 있지만 관계자는 불상 유출경로는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습니다.

INT- 정지연 / 불교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활용팀장
(이번 3D-CT촬영을 통해서 금박 층 아래에 있는 원래의 제작 당시의 모습을 비교한 결과 실상사 건칠불좌상과 입상의 얼굴 모습은 매우 유사해서 삼존불이라는 것이 확인이 됐고 동시대에 만들어 졌다는 것이 저희들의 연구 결과입니다. )

연구팀은 다음달 초 실상사 건칠불상 연구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고 실상사는 전라도청에 문화재 지정신청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입니다.

이후 전라도청 문화재위원의 현장조사와 회의를 거쳐 상지은니대반야바라밀다경의 문화재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정준호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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