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의 MT문화하면 설레는 추억도 있지만 부정적인 시선과 사례도 많습니다. 서울대 학생들이 MT를 사찰로 떠났다고 하는데요. 조계종 25교구 봉선사에서 학업과 취업에 대한 고민을 날려버리고 마음의 여유를 되찾았다고 합니다. 이석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고요함이 내려앉은 산사.

범종의 깊은 울림이 마음 속 번뇌를 씻어냅니다.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앉아 오로지 호흡에만 집중하며 내면의 나를 향합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잡념을 지워냅니다.

INT-신승재 / 서울대 철학과 4학년
(공기 좋은 곳에 와서 좋은 경치를 보면서 그런 자연 풍경들을 보고 있으니까 생각들이 많이 정리되는 것 같고 또 마음이 많이 편해지는 것 같아서 정말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님의 지도에 따라 한 배 그리고 또 한 배 절을 올립니다.

절을 올릴 때 마다 염주 알을 하나 씩 꿰어 나가다 보니 어느새 108염주가 완성됩니다. 

INT-이지수 / 서울대 종교학과 3학년
(MT가 친목 도모용으로 진행되잖아요. 근데 막상 가면 술 마시기 바쁘고, 겉으로 인사치레만 하고 실제로는 별로 친목에 효과가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렇게 산 속에 와서 서로서로 더 친하게 알아가는 것 같고 오히려 더 가까워지는 자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조계종 제25교구본사 봉선사에서 열린 대학가 MT문화개선 템플스테이.

서울대 재학생들이 1박 2일 동안 템플스테이에 참여해 사찰 예법과 불교에 대해 배우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학생들은 학업과 취업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마음을 되돌아보며 여유를 되찾았습니다.

INT-윤원철 /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
(앞으로 과연 어떤 식으로 이 프로그램을 잘 짜서 활용하고 확산시켜서 우리 대학생들에게 좋은 지침이 되는 그런 경험을 줄 수 있을까 우리 모든 기성세대가 또 불교문화사업단에서 고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MT 템플스테이를 내년에는 전국 템플스테이 지정 사찰로 확대 운영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학생들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고 내적으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도 힘쓸 계획입니다.

수행자의 삶을 체험하는 템플스테이가 여가와 휴식의 개념을 넘어 시대와 사회요구에 맞춰 진화하고 있는 겁니다.

INT-혜아스님 / 봉선사 템플스테이 연수국장
(서로 친목을 도모하는 시간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프로그램 끝나고 갈 때는 많이들 웃는 얼굴로 가는 게 보기 좋았던 것 같아요. 서로 더 두터워지고 친해지고...)

템플스테이가 대학가 MT문화를 개선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이석호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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