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한지 10년  이상의  조계종 스님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3급 승가고시가 시행됐습니다. 올해는 논술과 면접 외에도 ‘3분 설법 시연’이 추가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동근 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김포 중앙승가대 한 강의실.

스님들이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 없이 발휘하며 하얀 종이 위에 자신의 생각을 적어나갑니다.

한 글자마다 정성을 들여 집중을 다해 써내려가는 모습이 사뭇 진지합니다.

조계종 고시위원회가 25일 중앙승가대에서 3급 승가고시를 시행했습니다.

2012년 12월31일 이전 비구 견덕과 비구니 계덕 법계를 수지하고 연수교육점수와 교육, 수행 소임경력 중 4년 이상을 갖춘 스님들을 대상으로 열린 시험에는 비구스님 136명, 비구니 스님 89명 등 총 225명의 스님이 응시했습니다.

오전에는 논술과 단답형 시험이 진행됐고 논술고사에선 노인층을 위한 포교방안과 염불의 현대화 방안, 새로운 포교 유형 등 시대에 부합하는 3가지 주제가 제시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int- 지안스님/ 조계종 고시위원장
(3급 승가고시는 출가한지 10년 이상이 된 스님들이 응시하는 시험입니다. 말사 주지 소임을 맡을 수 있고 상좌를 받아들일 수 있는, 스님으로서 명실 공히 지도자가 되는...)

특히 올해부터는 면접시험에 설법 시연이 처음으로 도입됐습니다.

날이 갈수록 이야기의 힘이 증대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 전법포교 역량을 향상시키는 승가교육 일환으로 ‘3분 설법’이 추가된 것입니다.

스님들은 편견과 소통, 생명 등 다양한 주제를 불교와 연관 지어 참신한 설법을 선보였습니다. 

sync- 기학스님/ 공군사관학교 성무호국사
(혹시 여기서 안경을 쓰신 분 있으신가요? 아, 많이들 쓰셨고 안 쓰신 분들도 계시네요. 그런데 제가 보기엔 다들 안경을 쓰셨습니다. 바로 아집이라는 안경을 말이죠. 자, 모두 손가락을 이렇게 해보시겠습니까?)

이어지는 면접은 ‘자기수행기’, ‘신심과 원력’ 분야를 토대로 2명의 면접위과 질의응답 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특히 이날은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스님, 중앙승가대 총장 원행스님이 면접을 참관하며 스님들을 격려하기도 했습니다.

int- 선정스님/ 봉녕사 금강율학승가대학원
(긴장이 됐고 가슴이 쿵쾅거렸습니다. 면접에서 진행된 설법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준비하는 과정은 보이는 것보다 뒤에서 더 많은 노력을 했고 그동안 법회에서 봤던 경험들이 디딤돌이 돼서...)

참신한 소재와 설법시연으로 한국불교의 밝은 청사진을 엿볼 수 있었던 3급 승가고시 현장.

논술과 단답형, 면접을 각각 100점으로 환산해 180점 이하는 불합격 처리되는 이번 시험의 합격자는 29일 오후2시 발표됩니다.

이동근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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