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에서 해방된 지 70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아직도 진정한 해방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6년째 매주 수요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해 오고 있지만, 오히려 역사는 뒷걸음 치고 있습니다. 3.1절을 맞아 열린 수요집회 현장을 하경목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현장음>

98주년 3.1절인 어제 오후 일본 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인정과 사죄, 배상을 요구하는 1,272번째 수요집회가 열렸습니다.

김복동 할머니 등 4분의 일분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시민과 학생 등 1천여명이 참석해 일본대사관 앞을 빼곡히 메웠습니다.

이날 집회에서는 한일 위안부합의 무효와 소녀상 철거 요구를 요구하는 일본과 한국 정부의 태도에 대한 항의가 쏟아졌습니다.

<SYNC> 이용수 할머니/
(대한민국에 소녀상을 세우는데 건방지게 일본이 철거하라고 합니까. 못합니다. 우리 대한민국에 빽빽하게 세우고, 세울 곳이 없으면 동경 복판에 세울 겁니다. )

특히, 일본 정부의 평화의 소녀상 철거 요구에 한국 외교부의 태도를 비판하는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26년동안 일본 정부에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며 싸워온 국민들이 이제는 한국정부와 싸워야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탄식도 쏟아졌습니다.

<SYNC> 한국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
(12.28 위안부 합의 이후에는 거꾸로 흘러서 시민들이 한국정부와 싸워야하는 묘한 갈등상황에 놓였습니다.)

<SYNC> 김복동 할머니
(억지로 끌려가서 일본이 패망할 때까지 목숨만 살아있다 결국 돌아온 우리들이 위로금을 받으려고 이때까지 기다린 것이 아닙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비롯해 참석한 시민들은 윤병세 외교부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청원서에 서명하고, 집회 직후 외교부에 전달했습니다.

한편,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두 소녀가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그린 영화 <눈길>이 3.1절인 어제 개봉하면서 눈길을 끌로 있습니다.

배우 김향기와 김새론이 일제 강점기 서로 다른 운명으로 태어났지만 같은 비극을 살아야 했던 종분과 영애로 분해 자극적이지 않고 담담하게 그려낸 영화 <눈길>은 그래서 더 큰 아픔과 감동으로 선사하고 있습니다.

<SYNC> 이나정 감독/영화 <눈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생존하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고, 더 늦기 전에 이런 주제의 영화를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출을 하게 됐습니다. 피해자 할머니들이 생존해 계시기 때문에 피해 사실들을 영화적인 과장으로 보여주지 않도록 최대한 담담하게 표현했습니다.)

현재 전국에 66개의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되어 있지만, 일본과 한국 정부의 소녀상 철거 요구는 오히려 소녀상 추가 건립에 자극제가 되고 있습니다.

하경목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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