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민족이 일제에 항거해 전국에서 독립을 외쳤던 역사적인 날, 3.1절입니다.  불교계 역시 3.1운동의 전면에서 독립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보였는데요. 3.1절을 맞아 불교계의 독립활동을 조명해봅니다. 첫 번째 순서로 독립운동의 숨은 주역, 동국대학교 전신 중앙학림 소속 학인스님들의 활동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이동근 기잡니다.

1919년 3월 1일, 민족대표 33인이 주도한 만세운동에 한용운, 백용성스님 등 불교계가 적극적인 참여를 보였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한용운, 백용성 스님과 함께 3.1 만세운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동국대학교 전신, 중앙학림 소속 10여 학인스님과 학생들입니다. 

신상완 스님과 정병헌 스님, 김상헌 스님, 동국대 총장을 지낸 백성욱 박사와 김법린 전 총장 등이 탑골공원에 모여 독립운동선언문을 낭독하고 3천 장의 독립선언서를 배포하며 3.1운동 현장에서 호국불교와 민족불교 정신을 떨친 것입니다.
 
3.1운동에 만해 한용운 스님과 중앙학림간 긴밀했던 뒷이야기가 존재합니다.

1911년, 서울 종로에 포교당을 설립해 대중포교를 펼친 만해스님은 평소 중앙학림에서 강의를 하며 긴밀한 교류를 이어갔고 3.1운동 하루 전날, 학생간부 스님에게 독립운동 계획을 전해 역사적인 순간이 이뤄진 것입니다.

int- 김광식/ 동국대학교 특임교수
((만해스님이) “내가 그동안 독립만세운동을 준비했는데 비밀이 탄로날까봐 자네들에게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오후 2시 독립선언식에 참석해서 떳떳한 민족의 기개를 펼쳐라.”고 하셨답니다.)

3.1운동 핵심에 중앙학림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입니다.

3.1운동에 참여한 학인스님들은 이후에도 전국 각지와 해외로 이동해 독립운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갔습니다.

통도사와 화엄사, 대흥사 등 연고가 있는 사찰로 돌아가 지역민과 만세운동을 이어갔고 중국 상해 임시정부는 물론 만주에서 활동하는 독립 운동가를 찾아가 군자금을 전달하며 후원자로 역할을 지속했습니다.

int- 김광식/ 동국대학교 특임교수
(10여 학인스님들은 상해임시정부를 배경으로 독립운동을 지속했고요, 일부 스님들은 국내로 돌아와서 연고사찰을 방문해 군자금을 모금해서 만주에 있는 독립운동단체에 전달했습니다.)

나라와 민족의 고난을 함께하고 항일정신을 구현하며 투쟁했던 중앙학림의 학인스님들.

이제 막 출가의 길을 걸었지만 민중의 삶 속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했던 청년스님들의 서슬 퍼런 결기는 오늘을 사는 불자로 되새겨봐야겠습니다.

이동근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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