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만물이 불성의 드러남’ 이라고 설하고 있는 화엄경의 가르침은 물, 바람 등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의 실천, 바로 불자들이 해야 할 신행으로도 볼 수 있을 텐데요. 조계종 환경위원회가 최근 발간한 <환경과 불교>에서 제안하는 환경적 삶을 위한 불자들의 청규, 올해는 생활 속에서 적극적으로 실천해 보시면 어떨까요. 김하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룸비니 숲의 무우수 나무아래서 태어나 보리수 아래서 깨달음을 얻고 사라수 아래서 열반에 드신 부처님의 삶을 비롯해 산 속에서 산을 지켜온 사찰 등 불교는 나무와 숲의 종교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범망경에는 모든 흙과 물은 다 나의 옛 몸이고 불과 바람은 내 진실한 본체이니 항상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아끼고 보호해야 한다고 전하는 등 불교는 모든 생명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자연, 평등 절약의 가르침 발우공양을 비롯해 새벽 잠든 생명을 깨우는 도량석과 예불, 방생, 석장 등 부처님의 가르침과 불교 속에는 자연이 있습니다.
 
하지만 난개발과 인간중심의 사고에 익숙해진 현대인에게 자연은 단순히 수단이 된지 오랩니다.

INT-유정길/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
(인간들도 생명들과 더불어서 자연을 구성하는 생명체입니다. 그런데 보통 사람은 자기가 가장 잘났다고 생각해서 인간이 모든 생명들을 갖다 지배하고 정복하는 인간중심적인 생각을 갖고 있어요.)

조계종환경위원회가 최근 <환경과 불교>를 발간하고 불자들의 환경적 삶을 위한 8가지 청규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자연 모든 생명이 나와 한 몸임을 깨닫고 부모, 형제처럼 소중히 여기고 공경할 것을 당부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육식위주의 식사를 삼가고 동물 가죽으로 만든 옷과 제품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실천을 담았습니다.

두 번째로는 자연을 정복대상이 아닌 살림의 관계로 자연과 인간, 모든 생물의 평등과 평화를 이루는 생명살림의 일꾼이 되길 제안하며 이웃에 베푸는 삶, 무분별한 개발로 자연을 황폐화하고 오염시키지 않는 삶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다음 세 번째로 물질에 대한 집착과 소유욕을 버리고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수행정진에 힘쓸 것을 강조합니다.

맛에 탐닉하거나 오염에 찌든 식품 화려한 옷과 사치스런 생활로 위화감을 주지 않고 물질의 풍요보다 마음의 풍요를 위해 수행하자는 겁니다.

더러운 것 미운 것 남이 하기 싫어하는 것을 내 손으로 하고 새것보다 오래된 것을 소중히 여기며 자가용보다는 대중교통을 인스턴트 보다 직접 요리하는 맛스러운 삶을 살기를 권합니다.

INT-유정길/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
(인간 자신의 편리함을 위해서 산을 헐리고 쓰레기를 버리고 화학약품을 쓰는데 약간 다소 불편한 삶을 사는 겁니다. 너무 과도하게 깨끗하게 하려고 하는 것도 사실 깨끗한 게 아니라 오히려 그것이 훨씬 더 위험을 초래하는 것이다 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고‥)

보다 많이 보다 크게, 보다 빠르게 라는 마음이 경쟁과 전쟁, 폭력과 자원 낭비를 초래하기 때문에 적은 것, 작은 것, 단순한 것을 진정한 삶의 가치로 생각하자고 제안합니다.

또 우주 만중생을 내 몸같이 소중히 여기고 상대를 대할 때 지극히 정성을 다하고 모든 것이 순환하여 결국 내게 다시 돌아오는 이치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공적인 물건을 쓰지 않고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는 절제의 마음으로 생활하는 이 여덟가지 청규를 실천한다면 자연과 더불어 사는 부처님 가르침대로의 삶이라는 겁니다.
 
여덟 가지 청규를 실천하는 친환경적인 삶으로 자신으로부터 사회의 변화를 이끌고
실천이 수행, 수행이 곧 실천이 되는 행동하는 불자의 삶을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김하린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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