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라는 주장과 함께 6년 넘게 진위 여부를 가리지 못하고 있는 ‘증도가자’. 검증을 맡은 문화재청 역시 그동안의 분석결과를 공개하며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증도가자의 실체를 처음으로 밝힌 남권희 교수는 문화재청의 분석 보고서를 일일이 반박하며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는데요. 남 교수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동근 기잡니다.

6년이 넘는 시간동안 미스터리에 휩싸이며 고증을 이어가고 있는 ‘증도가자’

지난해 30일, 문화재청은 ‘증도가자’ 분석보고서를 세간에 공개했지만 확실한 결론을 배제한 채 결국 공개검증을 택했습니다.

하지만 ‘증도가자’의 실체를 처음으로 알린 남권희 교수는 이번 분석결과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며 진품임을 확신했습니다.

먼저 서체를 비교한 대조군의 부적절함을 언급했습니다.

국과수가 대조군으로 선택한 ‘임진자’는 1772년 제작된 금속활자로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증도가자’와 500년이 넘는 시간차이를 보여 비교대상으로 무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임진자’의 활자본과 번각본이 최상의 보존 상태에 있어 다양한 형태를 보이고 있는 ‘증도가자’와 비교 관점이 맞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int-남권희/ 경북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임진자와 증도가자가) 수준의 차이가 있고 여러 상태가 나타나는데 제일 좋은 상태의 것과 비교를 했습니다. 그러면 비교의 관점이 맞지 않는 겁니다. 그렇게 비교를 하려면 번각본 전체를 분석해서 나쁠 때는 이렇고 좋을 때는 이렇다는 평균치를 도출해야 하는 것이지...)

정해진 틀에 활자가 들어가는지를 확인하는 조판실험에도 오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발견된 ‘직지’또한 활자기술의 미성숙으로 조판을 벗어나는 결과가 나왔다며 이는 초기 금속활자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분석이라는 것입니다.

int-남권희/ 경북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활자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가장 기본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초기의 활자들은 크기가 조판과 맞지 않아서 억지로 조판을 할 때 어려움이 많았고 옆줄이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특히 연대 추정의 결정적인 단서인 ‘먹’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일본의 팔레오 라보 등에서 수차례 실시해 1150~1300년 사이의 연대 측정값을 도출했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남 교수는 문화재청이 공개검증을 내세운 만큼 서지학과 서체학, 보존과학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허심탄회하게 토론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기를 바라기도 했습니다.

int-남권희/ 경북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적어도 증도가자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한번이라도 모임을 마련해 공개적인 토론을 하자, 그래서 진품인지 아닌지를 서로 논박할 수 있는 자리가 있어야 하는데...)
 
세간의 관심 속에 어느새 7년차로 접어든 증도가자 진위 논란.

13일까지 국민 참여형으로 의견취합에 나섰던 문화재청은 다음달, 제시된 의견을 종합해 공동설명회를 열 예정입니다.

이동근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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