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사랑의 교회 공공도로 점용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 3부가 이달 13일 황일근 전 서초구 의원과 주민 등 6명이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낸 도로점용 허가처분 무효확인 소송에 대해 도로점용 허가 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2012년 소송 제기 이후 1심과 2심에서 주민소송 대상이 아니라는 각하판결을 받았지만, 지난해 5월 대법원이 도로점용허가도 주민소송 대상이라고 판결하고 사건을 서울행정법원으로 돌려보내며 소송은 다시 활기를 띄기 시작했습니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은 이번 판결이 사회 곳곳에 퍼져있는 적폐를 청산해야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대한 사법부의 의지를 보여줬다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지하점유는 원상회복이 쉽지 않고 유지․관리에 상당한 책임이 수반되며 사실상 영구 시설물을 공공영역에 설치하는 것은 도로법에 위배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 허가를 받아들일 경우 향후 유사한 도로점용 허가 신청을 거부하기 힘들다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사랑의 교회는 서초대로 40길에서 점용하고 있는 지하 1층 로비와 지하 2~4층 본당, 지하 5층 은혜채플, 지하 6층과 7층의 주차장, 8층 기계실 일부를 모두 들어내야 합니다.

이후 공공도로 부분에 철골을 설치하고 옹벽을 쌓아 복원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본당 강단 앞부분과 지하주차장 진출입램프가 사라지고 6000석 규모의 본당은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사랑의교회가 추산한 복구비용은 직간접공사비, 세금 등 391억으로 총건축비로 추산되는 3000억의 13%입니다.

용역을 의뢰받은 건축사무소는 도로 일부를 메워도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으나 갱신위 관계자는 예배당 본당이 기둥을 박지 않는 돔형태로 구성돼  사실상 새로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확정 판결이 난 후 철거를 하지 못할 경우에는 도로법에 따른 이행 강제금, 점용료를 과태료로 물어야 합니다.

건축이행 강제금은 건물의 시가표준액의 반액을 1년에 두 번 내야하는데, 지하예배당 2000평을 평당 300만원으로 어림잡아 계산해도 연간 60억 원을 과태료로 내야하는 상황입니다.

사랑의 교회 측은 항소하겠다는 의견을 밝혔지만 주민대책위 측은 대법원에서 이미 공익적 성격이 인정되지 않고 오히려 임대 유사 행위에 가깝다고 판결한 만큼 향후 소송도 대법원 판결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서울 핵심 도심 한복판에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며  공사 시작단계부터 관심을 모았던 사랑의교회는 가볍게 덮고 간과한 공익이라는 암초에 걸려 좌초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정준호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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