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태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세월호 참사, 다음달 9일 이면 304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00일이 됩니다. 밝혀지지 않는 대통령의 가려진 7시간 논란에 또 한 번 쓰린 가슴을 부여잡고 있는 유가족들은 오늘도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정준호 기자가 세월호 1000일을 앞두고 불자 유가족을 만나 어려움을 들어봤습니다.

SYNC-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지난 26일 광화문 5차 촛불집회에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대형 고래가 등장했습니다.

국정농단 사건의 진실과 함께 2014년 4월 16일 밝혀지지 않은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이 국민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년 1월이면 1000일, 세월호는 여전히 진실과 함께 깊은 바다에 잠겨 있고 정부는 약속한 7월을 넘기고 방법에도 혼선을 빚으며 인양을 내년 봄으로 또 다시 연기했습니다.
5차 촛불집회 하루 전인 25일, 세월호 광장에 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와 종무원조합, 416공동연대가 모여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규탄하고 조속한 인양과 미수습자 수습을 재차 촉구했습니다.

사회노동위는 사고 해역에서 꾸준히 선상 법회를 여는 등 진실규명과 조속한 인양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습니다.

조계사 생명평화법당에는 진실규명을 위한 매일1000배 1000일 정진이 지금도 이어 있습니다.   

INT-양한웅/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
(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는 세월호참사 사고해역 방문기도 팽목항 방문, 세월호 미수습자를 위한 기도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일에 끝까지 세월호가 인양되는 그날까지 미수습자가 다 수습되는 그날까지 함께 할 예정입니다.)

사고 이후 설치된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는 2014년 4월 16일 이후 그리움과 아픔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지울 수 없지만 그 슬픔을 딛고 일어서기 위한 작은 공간 4‧16 공방이 그 안에 있습니다.
참사 이후 친척이나 이웃과도 어울리기 힘들어 사회와 격리된 채 생활해 오던 유가족을 위한 공간입니다.

엄마공방은 유가족 중 어머니들이 모여 미싱질로 리폼을 하고 담소를 나누며 서로 의지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INT-故박성빈 학생 어머니/ 엄마의이야기공방 공방장
(여기서 일하는 모든 어머니들이 이 공간을 통해서 그나마도 활력을 좀 얻는 것 같고 이 공간을 통해서 우리 엄마들이 지역민들과 만날 수 있는, 만나야겠다는 마음을 여는 공간이 되기도 하고..)

엄마들의 이야기 공방 옆으로 아버지들을 위한 희망목공방이 있습니다.

지난해 7월.박인환 목사 주도로 차려진 목공방은 기독교대한감리회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에서 각종 기계와 공구비용을 지원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희망목공방은 유가족에게 심리적‧사회적 안정감을 주는 장치가 될 뿐 아니라 생산품을 통해 경제활동에도 도움이 되는 형태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불교계는 사고 직후 현장 구호를 시작으로 유가족과 국민의 슬픔을 치유하는 추모재를 봉행하고 각지에서 모인 불자들의 성금을 아름다운동행을 통해 대대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지금도 정부를 향해 지속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생활 속에서의 어려움과 아픔을 치유하는 데는 세심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일고 있습니다.

standing
(저는 지금 안산시 정부합동분향소 앞에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불교 부스에는 사람도 없고 문은 굳게 닫혀있습니다.)

단순히 불교 부스를 운영하느냐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 아닙니다.

타종교의 지속적인 활동으로 삶의 현장에서 불자 유가족이 상대적인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는 겁니다.

INT-故안주현 학생 어머니/불교계 
( (타종교의 지원으로) 시민들과 만날 수 있는 창구를 많이 열어가고 있는데 불교자체에서는 그런 지원이 없기 때문에 우리 불교부스에서 사람들이 모여 같이 법회를 할 수 있는 환경마저도 마련되지 않고 있습니다.)

세월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활동 뿐 아니라 아픔을 딛고 사회로 복귀하려는 불자 유가족의 마음을 치유하고 도우려는 관심과 노력도 필요해 보입니다.
 
INT-양한웅/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
(안산 분향소 법당도 올 초까지는 스님들이 돌아가면서 기도회도 하고 가족들과 같이했습니다. 지금은 못하고 있는데, 다시 한 번 여건과 기회가 주어지면 종단 사회노동위원회에서도 기도도 하고 돌아가신 이들을 위해서 극락왕생 기도도 같이할 예정입니다.)

참사가 있은 지 이제 곧 3년 아직도.. 라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그날 이후 모든 것이 무너진 유가족은 지금도 사회에 느끼는 불신과 이질감에 주춤거리고 있습니다.

이들이 다시 사회로 나올 수 있도록 사회적 활동과 더불어 지역을 비롯해 불교계가 그들의 삶 속에 다가가는 세밀한 배려와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BTN뉴스 정준호입니다.

정준호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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