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이 다가오면 이렇게 부처님 지혜광명을 상징하는 등을 곳곳에 매달고 환하게 빛을 밝힙니다. 지금이야 불빛이 흔하지만 몇십년 전만해도 빛이 귀한 시절이었는데요. 고려시대에는 말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연등을 다는 고려시대 아이들의 풍습, 호기놀이를 이석호 기자가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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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풍악소리가 거리를 가득 메우고, 색동옷을 입은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입니다.

동자동녀들이 거리 상점을 다니고, 돈과 한지를 얻어 등 만들 재료를 모읍니다.

아이들은 상점의 번영을, 상점 주인들은 아이들의 행복을 빌어줍니다. 

INT- 홍형화 / 호기놀이 참가 어린이 (4월 23일)
(처음에는 좀 궁금하고 떨렸는데 해보니까 재밌고 또 하면 좋을 것 같아요.)
INT- 서다빈 / 호기놀이 참가 어린이 (4월 23일)
(종이에 돈도 받고 그랬어요. 힘들긴 했는데 보람차고 뿌듯했어요.)

고려시대 행해진 부처님오신날 전통 문화 호기놀입니다.

일종의 탁발 문화로 부처님오신날 수십일 전부터 아이들이 연등 만들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하던 풍습입니다.

깃발을 앞세워 북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마을과 거리를 몰려다니며 쌀과 베, 돈, 천 등을 구했습니다.

등간이라 해서 꿩 깃과 비단, 종이 등을 장식한 장대를 집 앞에 세워두고, 가족 수만큼 등을 매달았습니다.

부처님오신날 등에 불을 밝히고, 크고 높게 다는 것을 자랑으로 여겼습니다. 

INT- 대안스님 / 연등회보존위원회 사무국장
(모두가 다 집 앞에 불을 밝힐 수 없거든요. 그러나 초파일을 앞두고 아이들이 자기들의 노력으로 그것을 탁발을 해서 집 앞에 등간을 세운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굉장한 거죠. 어떤 자부심 즐거움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서 골목에서 노는 놀이문화 그런 것들. 그래서 즐길희 자를 써서 호기 희라고 하죠. 호기놀이.)

고려사에 따르면, 공민왕이 아이들을 궁중으로 불러 호기놀이를 구경하고, 베 100필을 하사했다는 기록이 전해질 정도로 성행했습니다.

하지만 호기놀이는 불교가 억압받던 조선시대를 지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거의 사라졌습니다.

연등회보존위원회는 호기놀이를 복원해 2012년 연등회가 중요무형문화재로 등재된 뒤 매년 재현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INT- 대안스님 / 연등회보존위원회 사무국장
(불교문화로써 우리가 지켜나가야 될 또 하나의 문화고 아주 작은 문화지만, 아이들의 정서 과거의 아이들이 그렇게 놀았다는 거죠. 삼삼오오 색동옷을 입고 복색도 신분에 따라서 잘사는 아이들은 좋은 옷을 입었을 거고,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복색이 초라했을지라도 노는 것은 같이 노는 거죠.)

신분의 고하, 종교 구별 없이 부처님오신날 아이들이 한 데 어우러져 즐기던 축제, 호기놀이.

연등회보존위원회는 호기놀이를 불교사암연합회와 지역 사찰 등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활성화해 소중한 전통 문화로 이어갈 계획입니다.

BTN뉴스 이 석 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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