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는 전국노래자랑을 하면서 큐카드 없이 모든 대사를 암기한다. 세월이 지나고 나이가 들었어도 참가자들의 인터뷰도 직접 하면서 방송을 준비한다. 전국노래자랑에는 과격한 출연자들도 많다. 여든 살이 넘은 송해에게 짓궂은 장난을 치는 젊은이들도 있고, 좋아하는 마음에 진한 스킨쉽을 하는 어르신들도 있다. 그렇지만 송해는 단 한 번도 싫은 내색하지 않고 모두 받아준다.

“하루는 어떤 80세 노인이 내 볼에 뽀뽀를 하고 도망갔죠. 한 서른 번 넘게 그랬나? 그래서 내가 36계 줄행랑을 쳤지. 하하하. 머리에 스타킹도 여러 번 썼어요. 사실 출연자들은 그 순간을 위해서 밤을 세서 준비를 해요. 그 마음을 알기에 출연자들이 무안해하지 않게 다 받아 주는 거예요.”

△ 송해는 불자 연예인을 모으는 역할을 하면서 많은 사찰에서 불자 연예인들과 공연을 했다. ‘이상벽의 이야기쇼, 붓다야 붓다야’ 녹화가 있는 이 날도 녹화가 끝날 무렵, 혹시라도 나중에 영상자료로 쓸 일이 있으면 사용하라며 방청객들과 함께 찬불가를 불러 주었다.

“무대에서 내가 뭘 받으면 그 양반이 투명실로 해서 줄줄줄 끌어가요. 하하하. 김단장이 정말 사비로 용돈을 주는 거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정말 자기 돈으로 용돈을 준답니다.

예전에 딸 셋을 데리고 나온 엄마 출연자에게 용돈을 줬는데, 글쎄 13년이 지난 후에 그 엄마가 다시 노래자랑에 나왔더라고. 그 용돈 때문에 아이들이 13년 동안 큰 병 없이, 탈 없이 잘 컸다고 감사 인사를 하러 나왔대요.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아이 친구들이 용돈 달라고 하면 다 줘요. 그게 아이들이 건강하게 클 수 있는 데 보탬이 된다고 하니까.”

  송해는 지난 27년 동안 단 한 번의 펑크도 내지 않았다. 전국노래자랑은 아침 8시 30분에 시작하여 오후 3시 쯤 끝나는 녹화가 끝난다. 적지 않은 나이에 전국 각지를 다니면서 몸에 무리가 올 때도 있지만 오히려 녹화가 시작되면 몸이 아프다가도 금방 좋아 진다고 한다.

  다른 방송들은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녹화가 취소되지만 전국노래자랑은 그럴 수가 없다고 한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노래자랑을 보려고 녹화장을 찾아주는 지역주민들 때문이다. 그 마음을 알기에 송해는 단 한 번의 방송 펑크 없이 무대 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송해는 다가오는 추석에 생애 처음 빅쇼를 연다. 사회자는 동향사람인 방송인 이상벽. 이상벽과는 황해도 선, 후배 사이이자 나이를 넘어 우정을 쌓는 돈독한 관계다. 이번 빅쇼에서는 실향민의 아픔과 그 시대의 혼란을 담은 악극과 잊혀져 가는 우리 노래를 부를 예정이다. 송해는 이번 빅쇼에서 선보일 악극의 극본도 직접 썼다. 원래는 성악을 전공했다는 송해의 노래 가락과 가수, 연기자 후배들이 함께 꾸며질 무대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일요일 12시만 되면 울려 퍼지는 ‘딩동댕, 전국노래자랑’

  3세부터 103세까지 모든 출연자들의 오빠인 일요일의 남자, 송해. 지금까지의 모습처럼 항상 일요일을 지켜주는 우리의 영원한 오빠로 남아 주기를 바래본다.

글, 사진 = 이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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