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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잃어버린 우산을 찾아서

가수 우순실

1982년 ‘잃어버린 우산’으로 대학가요제 동상 수상, 84년 첫 앨범을 내며 본격적으로 가수의 길에 들어선 가수 우순실. 지금은 요가명상학원의 원장을 맡아 많은 사람들에게 요가를 지도하는 전도사이기도 하다. 단전과 호흡법을 배움으로 예전보다 더 안정된 소리와 감정으로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다는 그녀. 운명적인 노래 ‘잃어버린 우산’으로 유명한 가수가 되었지만 전남편이 남긴 29억의 빚과 하늘로 먼저 떠나보낸 첫아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 그녀. 가수 우순실의 30년을 들어봤다.


△ '이상벽의 이야기쇼 붓다야 붓다야'에 나와 멋진 무대를 선보여준 우순실. 연애하듯이 감정을 실어 부르는 노래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도 모르게 감정에 젖게 한다.

우순실은 ‘잃어버린 우산’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던 29살, 음악가인 남편과 결혼을 했다. 남편은 CM송 작곡가로, 우순실은 CM송 가수로. 둘은 같은 분야에서 서로를 이해하며 사랑을 키웠고 결혼으로 결실을 맺었다.

그러나 결혼 후 남편이 시작한 사업이 기울면서 빚은 쌓여만 갔다. 남편은 어마어마한 돈을 사업하는데 끌어 썼고, 우순실은 남편의 빚보증을 서줬다. 그렇게 늘어난 빚은 자그만치 29억이 되었다. 남편은 빚쟁이들을 피해 도망 다녔고, 둘은 8년의 시간을 떨어져 지냈다. 결국, 둘은 오랜 고민 끝에 이혼에 합의했다.

남편이 쫓겨 다니는 동안, 아이들의 육아는 엄마인 그녀의 몫이었다. 첫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뇌손상으로 인한 뇌수종을 앓았다. 13년 동안 정성스레 간호했지만 아들은 결국 13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남편은 아이가 떠나는 순간도 지켜보지 못했다. 빚쟁이들 때문에 그 자리에 올수도 없었고, 와서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지금은 파산신청을 통해 어느 정도 빚을 많이 정리하여 금융거래를 다시 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되었다. 우순실은 먼저 떠나보낸 첫 아들을 빼고 딸과 아들이 하나 더 있다. 딸은 어릴 때부터 아빠와 할아버지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 남편의 사업 실패로 인해 집안의 상황이 극박해지자 정서적으로 불안해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현재 아들은 우순실과 함께 살고 있고 딸은 중국에서 학업에 몰두하고 있다. 우순실은 자신에게 딸은 친구 같은 존재이며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지금이 오히려 같이 있을 때보다 더 가까워 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동안은 남편 때문에 힘들었지만 모든 건 삶의 성장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지나온 일들을 한 발짝 물러서서 객관적으로 봤을 때, 다 감사해요. 생각해보면 상처도 다 약이 되었어요.”

우순실은 자신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지인의 소개로 명상과 요가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녀는 요가와 명상을 통해 마음의 고통을 치유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명상한다고 하면 그냥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명상은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라고 한다.

“명상 전에 몸의 기를 먼저 풀어줘야 해요. 몸의 기가 막혀 있으면 명상이 잘 되지 않죠. 무념무상의 경지에 이르는 건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요. 사람들은 명상을 지루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제대로 된 명상을 하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랍니다.”

그녀는 한 때 기독교 신자였다. 그런데 요가와 명상을 계속하다 보니 이제는 종교의 구별도 초월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얼마 전, 절을 찾아 기도를 드리다가 법당에서 자신도 모르게 울어버렸다고 한다.

“절에 가면 마음이 편해져요. 제 생각에는 종교마다 차이가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다 한가지의 진리를 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어느 종교이냐가 중요한 것 같지 않아요. 진리는 다 통하게 되어있고 결국 본질은 하나인 것 같습니다.”

우순실은 과하지 않은 바이브레이션과 중음에서 가성으로 변하는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연습으로 만들어진 기교가 아닐까 싶지만 이는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학습된 창법이라고 한다.

큰 언니가 “넌 말보다 노래를 먼저 배웠어.”라고 말할 정도로 우순실은 아주 어릴 때부터 트랜지스터 라디오에서 나오는 이미자의 노래를 따라 불렀다고 한다.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섬마을선생님’. 라디오를 타고 전해오는 이미자의 노래를 따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바이브레이션과 창법을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요즘 후배가수들이 노래를 너무 잘한다고 칭찬했다. 그렇지만 한국 사람이 한국 노래를 하면 그 것이 잘 전달되게 노래해야하는데 요즘 노래는 가사 전달이 잘 되지 않아 아쉽다고 한다.
노래에 관해서는 타고난 실력이 60%, 노력이 40% 정도인 것 같다고 솔직히 말하는 그녀. 노력이라 함은 항상 노래를 부르는 것 밖에는 없다고 말한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끊임없이 노래를 불렀다. 국악을 전공하면서 발성법을 배웠고, 단전호흡을 통해 더 힘 있게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방송에서 자주 얼굴을 비치지 않았지만 지금도 라이브카페에서 매일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그녀. 라이브 카페에서 그녀는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가수 일뿐만 아니라 두터운 팬 층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저는 일단 노래에 푹 빠져요. 내가 먼저 그 곡의 감동에 빠지면 듣는 사람도 똑같이 느끼는 것 같아요. 가사와 혼연일체가 되어서 각각의 노래마다 그 감정에 푹 빠져줘야 되요. 무대에서도 저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지만 일부러 더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노래를 부르는 동안은 그 노래와 나만의 연애라고 생각해요.”

올해부터 개인 콘서트를 열 계획이라는 우순실. 발매된 앨범 수록곡도 10곡이 채 되지 않고 히트곡도 ‘잃어버린 우산’ 하나밖에 없지만 라이브카페에서 노래하듯이 다른 가수의 노래도 함께 부를 예정이다. 개인적으로는 백지영, 왁스 등의 노래를 즐겨 부른다고 한다.

방송 녹화 스케줄이 세 시간이나 지연되어 화가 날 만도 한데 오히려 책도 읽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 좋았다고 말하는 그녀의 얼굴에 모든 것을 초월한 평화가 가득하다. 지나온 시간을 약으로 생각했다는 그녀의 말처럼. 상처에 빨간약을 바르면 새 살이 돋아나듯 앞으로 그녀의 삶에도 새살이 솔솔 돋아 비오는 날 라디오만 켜면 ‘잃어버린 우산’이 나오기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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