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공양한 문수스님을 추모하기 위한 생명평화 대화마당이 조계사 앞마당 가피에서 30일 오후 7시부터 열렸다. 그 첫 번째 순서로 ‘문수스님 소신공양 1년, 그 정신과 사회적 의미’란 주제로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장 법안스님이 강연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조계종 교육원장이자 불교환경연대 공동대표인 현응스님,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대표 퇴휴스님, 재가불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현응스님은 인사말에서 “문수스님은 우리에게 실천하는 불교에 대한 화두를 주시고 가셨다”며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불교를 만드는 것이 스님의 뜻을 기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또 “불길 속에서 소신공양하며 세 가지의 유지를 우리에게 남겼다. 가장 고통스러운 화광삼매를 진행한 스님의 뜻은 아직 살아있다”고 말했다.

 

 

 

 

△법안스님

생명평화 대화마당의 첫 번째 강연을 맡은 법안스님은 문수스님의 소신공양의 의미를 되짚는 것으로 본격적인 강의에 들어갔다.

법안 스님은 “문수스님은 모든 생명 하나하나가 사람과 차이가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가셨다”며 “사람이 여타 생물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을 우리는 버려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정부의 문제점들을 열거하기 시작했다. 법안스님은 “지금 이명박 정권이 3년된 시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그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집권철학의 부재”라고 말했다.

 

 

 

 

스님은 “생명, 경제, 문화에 대한 철학부재와 모든 것을 인간 중심적으로생각하는 자세, 자신만의 가치관이 우월적이라고 생각하는 소통의 부재가 현정권의 실패로 귀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가 4대강 사업의 진행이유로 들었던 일자리 창출, 수질 개선, 재해 방지에 대한 허구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법안스님은 “일자리 30만개 이상을 만들겠다는 약속이 있었지만 4대강 사업이 거의 종착점으로 향하는 이때에도 일자리가 충분히 창출되었다는 그 어떤 근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수질 개선에 대해서도 “보를 막아 물 흐름을 막는 것이 어떻게 수질개선의 근거가 될 수 있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법안스님은 문수스님이 유서에 남긴 내용 중 부정부패 척결에 대한 현정부의 태도도 문제삼았다.

스님은 “부산저축은행 사태에 감춰진 비리는 현 정권의 부도덕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문수스님이 주장했던 ‘서민을 위한 정책수립’ 역시 현재의 소득 양극화, 교육의 양극화 등 성장일변도 정책에 기인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법안스님은 문수스님이 소신공양한 이유로 “우리 스스로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데 수행자로서의 양심을 져버릴 수 없었을 것”이라며 “스님의 행동은 이것을 막고자 하는 원력에 기초한 행위”라고 그 의미를 부여했다.

스님은 마지막으로 문수스님의 뜻을 기리기 위한 방안들을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 “내일 종단이 지보사 문수스님 부도탑 제막식을 열지만 시류의 흐름에 형식만 취하는 방식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말하며 “우리사회에 제2, 제3의 문수스님이 나오지 않기 위한 종단의 실질적인 행동과 각 시민사회계의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현재 정권과 같은 실패를 맛보지 않기 위해서는 사람을 잘 뽑아야 한다”고 말해 현정권의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 문수스님 추모 '생명평화대화마당'이 30일 저녁 조계사 앞마당 가피에서 50여명의 사부대중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생명평화 대화마당은 문수스님소신공양선양사업회와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준)가 개최한 것으로, 다섯 차례의 강연 중 첫 번째로 이루어진 것이다. 두 번째 강연은 31일 ‘MB의 4대강 사업과 그 속에 묻힌 불편한 진실’을 주제로 최병성 목사가 강연에 나선다.

 

 

김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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