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무소측 주도로 24일 열린 통도사 산중총회에 대해 의사정족수와 의결정족수에 위임자를 포함한 것 등을 놓고 적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영축총림 통도사 산중총회가 24일 설법전에서 열렸다. 적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주지 정우스님은 산중총회가 끝난 후 주지실에서 언론브리핑을 하며 “산중총회에 과반 규정은 없다. 방장 불신임 건은 도덕적으로 못 모시겠다는 것이다. 법적인 것이 아니며, 이것은 종회에서 결의될 일이다. 예전 해인사에서도 이 같은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방장스님 측의 인산스님과 반산스님은 산중총회 후 설법전 지하 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중총회 참석자에 위임자를 포함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오늘 산중총회는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논란 1. 위임 82명

이날 통도사 설법전에서 열린 산중총회에는 참여대상 418명 중 145명이 참석했고, 82명이 위임했다. 종무소 측은 이에 따라 227명으로 성원이 되었다고 보고했고, 개회를 선언해 산중총회를 진행했다.

위임자를 성원에 포함한 것에 대해 한 변호사는 “산중총회와 같은 성격의 회의에 위임을 참석자로 봐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이 변호사는 또 “산중총회법 제10조에 산중총회의 회의 절차는 이 법에서 정한 바를 제외하고는 중앙종회법으로 규정된 회의 절차를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중앙종회법에는 의결 시 출석을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표결을 할 때에 회의장에 있지 아니한 의원은 표결에 참가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관련법 규정을 설명하며 “따라서 위임의 효력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3선의 한 중앙종회의원은 “위임을 인정할 경우 종단기구의 의사결정에 큰 혼란이 발생한다. 통도사 산중총회의 위임 허용이 전례가 될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논란 2. 방장 불신임 결의

산중총회에서는 방장 원명스님의 불신임을 결의하면서 “영축총림 산중 혼란이 방장스님의 실덕과 실책에 있었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총림법에는 방장 불신임 조항이 없다. 종헌 제48조에 중앙종회가 총무원장 등 중앙종무기관장과 위원에 대한 불신임 규정이 있긴 하지만, 이 경우에도 재적의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으로 하도록 하고 있다.

통도사 주지 정우스님이 “방장 불신임 건은 도덕적으로 못 모시겠다는 것”이라고 말해 법적인 논란을 미리 차단했다. 그러나 “종회에서 결의될 일”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논란 3. 주지 품신

산중총회 결의문에서는 “5월 18일 총무원에 접수한 28대 통도사 주지 품신은 임회를 무시하고 종무기관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제출되었기에 반려하여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임회를 무시했다는 것은, 4월 25일 열린 제55회 임회 결의에 따라 구성된 9인 소위원회의 거중조절 결과를 원산스님이 거부한 것을 이른다. 9인 소위원원회 위원 중 6인이 영배스님을 주지후보자로 임회에 보고할 예정이었다.

이에 대해 방장스님 측 대변인인 인산스님은 “총림의 주지는 방장의 추천으로 총무원장이 임명한다. 추천했으므로 즉시 임명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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