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을 성토하며 정치권과 거리두기를 선언한 조계종이 5대 결사를 천명한지 두 달이 넘었다. 종단 안팎에선 누가 자성하고 누구를 쇄신하냐며 냉소적인 시선이 여전한 가운데 btnnews가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스님을 만났다. 

통일 환경 등 여러 사회적 담론을 제시하고 우리사회 다양한 계층과 폭넓은 접촉면을 가진 스님이지만 정작 종단 내부에서 법륜스님을 대하는 시선과 존재감은 미약한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스님은 “스스로 의도적 거리두기를 한 게 아니라 교계에서 불교적 부분에서만 나를 찾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스님의 사회적 활동이나 영향력에 관심을 둔 교계 매체가 그동안 없었다는 의미 같다. 

의례적 건강과 안부를 물었는데 굵은 목소리가 안 나오는 게 흠일 뿐이라고 했다. [열반절(3월 12일) 이후 계속된 개인적 단식은 일부러 쓰지 말아 달라고 했다.] 

3월 31일 서초동 평화재단에서 만난 스님은 바쁜 지방일정과 계속된 강연 스케줄에 쫒기면서도 취재진의 질문에 성의를 다해 대답을 이어 나갔다. 

법륜스님은 한국불교가 정법대로 살지 않고 기복에 끌려 다녔던 과거를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속적 지위나 명예, 재물을 비는 구복에서 벗어나 수행과 깨달음의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를 탓하기에 앞서 먼저 문제를 인식한 주체나 단위부터 참여하고 변화를 주도할 것을 주문했다. 

최근 조계종과 정부여당의 갈등과 관련해 불교가 이익집단으로 비춰지는 것을 경계하기도 했다. 4대강 같은 국민적 반대사안엔 머뭇거리다가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엔 목청을 높이는 모양세가 국민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교의 권리보다 공동체적 가치를 우선시할 때 종교의 권위가 강화된다는 논리다. 

세속 정치를 능가하는 썩은 선거문화와 정치권력과의 결탁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요즘 종교계를 향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시민사회와 일반국민들이 요구하는 도덕적 기대에 맞추지 못한다면 종교인이 아니라 일반인으로 돌아갈 것을 요구했다. 물질적 풍요 속에 안주하는 종교인들의 도덕적 해이를 경계하는 지적이다.

조계종의 5대 결사에는 공감을 나타냈다. 당장의 시비에 끌리지 말고 장기적 안목에서 불교가 가야 할 길을 흔들리지 말고 가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변화와 시도가 계속돼야 불교의 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지난해 “상대를 비판하기보다는 먼저 행동하고 제안하는 법륜스님의 스타일은 적을 만들지 않고 화쟁하는 방법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법륜스님의 화법 역시 그러했다. 질문자나 상대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먼저 제안하고 변화할 것을 주문하는 스타일이다.

법륜스님은 인터뷰 내내 한국불교의 희망과 가능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부족한 한국불교 사부대중의 주체역량을 어떻게 끌어 올릴 것인가는 여전히 과제다. 

조용수 기자

[법륜스님 인터뷰 전문 1, 2 계속 이어집니다]

조용수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